나는 지금 42살에 간호학과 3학년이다.
나보다 어린 교수들도 있고 조카뻘 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모두들 궁금해한다 늦은 나이에 왜 간호사가 되려고 하냐고...
나는 오랫동안 직장을 다녔다. 그냥 먹고 살 정도로 돈은 벌었다.
그 후에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고 생활을 하다 보니 현실이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아이들을 커가고 지출을 조금씩 늘어가고 하지만 흙수저라 가진 것도 없고... 노후 준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어느 날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한 노인분이 폐지를 주우며 힘들게 살아가시는 영상을 보며 나도 저렇게 힘든 노후를 보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미국으로 이민을 결정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오래 전에 미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참 자유로운 세상이었다.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이나 총기사건과 같은 안 좋은 사건들을 접하다 보니 미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여 좋은 기억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을 너무 인식할 필요 없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도 덜하고 나이를 전혀 따지 다보지 않다 보니 무엇이든지 도전할 기회도 많고 너무나 여유로운 삶이라 워라벨도 가능하고 내 아이들의 교육환경도 좋고 무엇보다도 10년 이상 세금만 내면 연금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민을 고민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민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언어, 신분 그리고 일자리다. 그렇다고 돈이 많아 투자 이민이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언어는 영어를 다시 공부하면 어느 정도 한다고 해도 영주권을 얻으려면 돈이 있거나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했는데 나는 그것도 없고 막상 가더라도 허드렛일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보를 찾다보니 좌절뿐이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다 보니 간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미국으로 영주권을 받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고졸인데... 다시 수능을 볼까도 고민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경쟁률이 덜할 거라고 생각했던 학사 편입을 도전하게 되었다.
간호학과 학사편입 요강들을 찾아보았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대학졸업장과 토익점수였다.
독학사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대학교 검정고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1년 안에 4번에 시험을 치러 일정 점수 이상이면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다 보니 다시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역사는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 보는 내용들이라 하나도 생각나는 것들이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싶었다. 직장에 다시면서 새벽시간과 주말을 활용하여 공부하면서 마침내 나도 남들처럼 대학 졸업장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다. (카페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때 태어나서 학사모라는 것을 처음으로 써 보고 부모님께도 씌워드렸다. 사실 그렇게 훌륭한 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에겐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님도 너무나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1년동안 토익도 함께 공부하여 945점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간호학과에 응시를 하게 되는데 편입 경쟁률이 내가 예전에 공부하던 시절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취업률이 높은 간호학과에 지원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는 독학사에서 졸업장만 필요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성적을 너무 많이 본다는 것을 몰랐다. 참고로 내 독학사 점수는 2점대 초반이다. 일반 대학은 출석하고 과제만 잘하면 되지만 독학사는 100% 시험만으로 점수가 매겨지다 보니...
지원을 8군데 학교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모두 떨어졌다. 아... 나는 안되는 것일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우울하다.
그러다가 일주일 뒤에 예비에 합격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그것도 두 군데에서.
뛸 듯이 기뻤다. 아이들을 앉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내 블로그에서 간호학과 생활은 어떤지,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시간이 나는 데로 조금씩 올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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