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고졸 미국 간호사 도전기

중환자실 간호대학생 실습 솔직 후기

망고카 2022. 3. 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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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정도 SNU 신경 중환자실 실습을 하고 어제 드디어 마쳤다. 

대부분 4학년때 중환자실 실습을 나오는 것 같다. 

 

우선 다른 파트보다 할 일이 많고 루틴이 정해져 있다. 

간호조무사들이 없다보니 소변통 이용해서 Urin bag 비우기, 매시간 특정환자 소변 양 체크하기, 혈당 측정 하기 - 혈당은 환자마다 시간이 다르다, 체온 체크, 혈압이나 호흡수 맥박은 기계가 자동으로 체크를 하다 보니 특별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이것들이 빠르면 1시간마다 늦어도 2시간마다 진행이 된다. 그리고 물품 체우기랑 중간중간 약 타 오기 정도가 있겠다. 

실습을 어느정도 해본 학생이라면 느끼겠지만 일이 없는 것이 더 곤욕스럽다. 너무 바쁜 것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일이 있는 것이 차라리 낫다. 

 

주의할 점은 아무래도 감염이다. 음압병실에서 간호사들이 단체로 코로나에 감염되는 일이 있었다. 서로가 조심하게 각각의 환자를 만지기 전에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 나 자신뿐만 아니라 환자를 보호하는 일이 된다. 

 

다른 병동과 차이점은 환자들이 대부분이 의식이 없다보니 시비를 걸거나 불평하는 환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의식이 있는 몇몇 환자들은 까칠하다. 

 

물론 병원 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있었던 병원은 간호사들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았다. 학생이라고 막말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CCU에서 실습을 한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곳에서는 꼰대들이 앉지도 못하게 하고 질문해서 답 못하면 꾸사리주고 그랬다고 하기는 한다. 

 

중환자실이다 보니 나이 든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를 코드블루가 자주 뜨고 사망하는 환자가 너무 많다. 내가 있을 동안에만 대략 5분 정도가 돌아가셨다. 같이 실습하던 한 학생은 눈물을 터뜨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너무 자주 보다 보니 무덤덤하게 그냥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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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경우는 내가 실습 시작한 지 2일 차쯤 되었을 때 들어온 30대 중반 환자인데 뇌혈 파열로 사지를 거의 못 움직이는 환자였다.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응급실로 스트레쳐 타고 실려왔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결혼도 하고 어린아이가 둘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의식이 있어서 눈을 깜빡거릴 수는 있어서 네 아니 오를 눈을 깜빡여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매일 곁에 다가가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을 해 드렸던 기억이 난다. 며칠 전에 일반 병실로 이동을 갔는데 많이 좋아졌는지 모르겠다. 

 

실습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바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건강의 소중함이 아닌가 싶다. 

 

신규간호사들을 트레이닝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쥐 잡듯이 잡더라고.... 선임간호사가 웃으면서 계속 갈구는데 악마가 따로 없더군. 그 쥐가 바로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싶다. 나는 나이가 있다 보니 내년 초 졸업하자마자 엔클렉스 등록하고 출국하기 전 1년 동안은 요양병원에서 정시 출퇴근하면서 일을 할 계획이다. 어차피 일반 3차 병원에서 받아주지도 않겠지만 나 역시도 갈 마음은 없다. 

병원에서도 나이가 많든 적든 윗사람한테는 네~ 네~ 굽신 거리지만 본인보다 연차가 적거라 낮은 사람은 무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씁쓸한 마음이 컸다. 의사들도 인턴은 그냥 사람취급도 못 받는 듯 보였다. 어제 퇴근전 한 환자가 바이탈 사인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코드블루가 떴는데 맨날 주머니에 손 넣고 와서 맨날 거드름을 피우던 레지던트가 엄청 당황하는 모습을 보았다. 지방대학병원에서 실습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수술은 정말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는 게 맞다. 

 

물론 좋은 간호사들이 더 많았다. 도와주면 감사하다고 표현하고 높임말 써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고....

운이 좋아서 2주 동안 실습 잘 했다. 얼른 올해가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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